아직 살아있는 자의 고해 아직 살아있는 자의 고해.책에 수록되어있던 글.xxx 게시판에 있던 조각의 뒤를 이었던 기억이. 간혹 그럴 때가 있다. 갑자기 가라앉아있던 감정이 순식간에 온몸을 덮치고 모든 걸 잠식할 때. 그럴 때면 박정구는 혼자임이 절실하면서 동시에 가장 꺼려졌다. 모순적이나 사실이 그랬다. 모든 것을 놓고 싶을 정도로 지독한 고독에 빠지고 싶으면서 한편으로는 옆에 있을 누군가가 필요했다. 그리고 새삼 깨닫는 것이다. 외로움이 익숙하다고 착각하는 자신이 얼마나 오만한가. 박정구는 실소했다. 방 불을 꺼놓고 어둠 속에서 눈을 껌뻑였다. 굳이 불을 켜지 않는 것은 함께 가라앉고 싶어서 그렇다. 빛이 바닥에 깔리는 것처럼 천천히 자신도 가라앉고 있다고 느꼈다. 앙금이 가라앉듯이 서서히. 아슬아슬하게 안을 밝히던 창 너머로.. 더보기 이전 1 ··· 3 4 5 6 7 8 9 ··· 53 다음